< 인터넷 웹소설 사이트 '조아라'에서 327화를 끝으로 완결된 헤르모드 작가님의 소설 '픽미업! (pick me up!)'이다. 현대 게임 판타지 장르로 로그라이크식 탑 등반이라는 설정과 주인공이 모바일 가챠(뽑기) 게임 속 케릭터에 빙의하여, 성장하며 강해지는 성장형 먼치킨물이다. >
- 게임 판타지 장르 소설
게임 판타지 소설은 1999년 PC 통신 시절 연재된 김민영 작가님의 SF 스릴러 소설 '옥스타 칼니스의 아이들'을 시작으로 개념이 확립이 되었다.
그 뒤를 국내 게임 판타지 소설의 시조이자, 현 게임 판타지 소설의 스토리 라인을 확립했다는 2003년 김현오 작가님의 '더 월드' 가 게임 판타지 소설의 중심을 잡았고, 이후 한국 게임 소설 역대 최대의 베스트셀러 작품으로, 게임 판타지라는 장르를 대유행시킨 2007년 남희성 작가님의 '달빛조각사' 가 게임 소설의 시대를 열었다. 그렇게 게임 판타지라는 장르가 장르소설의 한 분야를 크게 차지하게 되었다.
장르 소설의 특성상 장르가 재미라는 요소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글을 쓰는 작가들에겐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는 강요를 하게 되고, 당연하게도 독자들 그런 작가들의 소설을 기대하게 된다. 특히나 소재의 소모가 많고 이미 쓰일 데로 쓰여버린 '게임' 이라는 장르 소설 시장은 같은 장르의 흥행 소설 속 소재나 설정들을 너도나도 '벤치마킹' 하여 어디서 본듯한 내용의 글들이 많아지고, 흥행요소들만 짬뽕처럼 섞은 '양산형' 판타지 소설들이 쏟아져 나와 독자들의 기대치는 이미 하향 평준화가 되었다.
- 간략한 소개
'픽 미 업!' 이라는 작품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모바일 게임에서 유행한 가챠(뽑기)라는 형식의 게임 요소를 설정으로 잡고 있다. 보통의 많은 게임 판타지 소설들이 '가상현실' 플랫폼의 'MMORPG 게임 장르'를 기본 설정하는 반면, '모바일' 플랫폼의 '가챠'를 소재로 설정을 잡았다는 것은 분명 특이하다. 소설 내용들 중 무료 뽑기로 '1~3성'의 영웅들을, 유료 뽑기로 '3~5성' 영웅들을 뽑을 수 있다고 하며 모바일 게임에선 절대 빠지지 않는 요소인 '합성 시스템' , 더 나아가 교묘한 제작사의 '현질 유도' 등등 실제 현실의 모바일 게임을 한 번이라도 해본 이들이라면 글을 읽는 내내 공감을 하게 될 내용들이 많다.
- 간략한 줄거리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모바일 게임 '픽미업!'이라는 게임을 즐겨하던 픽미업 게임 속 세계 랭킹 5위 마스터 '로키(한서진)'는 던전을 돌파하던 중 정신을 잃게 된다. 그리고 '픽미업!' 게임 속 타오니어라는 대기실에서 1 레벨의 1성 영웅인 '한 이스라트'라는 인물로 눈을 뜨고, 자신이 게임 속 영웅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서진은 다시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을 조종하는 마스터(픽미업의 게임 유저) '암케나'와 앞으로 뽑기로 등장하게 될 영웅들과 힘을 합쳐 한 번이라도 죽으면 끝인 게임 세계 속 던전을 돌파하기 위해 자신이 랭커 마스터였을 때 갖게 된 지식과 재능을 총동원한다.
- 세계관 및 소설 속 게임 설정
세계관은 꽤나 방대한 편이고, 세계관을 이야기하는 것 만으로 스포가 되어 버릴 정도로 짜임새가 있고, 새로운 세계관이라는 점도 보는 동안 즐거움을 준다. 캐릭터들의 성격 설정도 잘 잡고 유지를 시켜 놓은 편이라서 일관성이 있으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랬다 저랬다' 하는 캐릭터들은 없다. 다만, 초반엔 매력적이니 잘 봐달라고 어필하던 캐릭터가 등장인물들이 늘어 나면서 후반엔 분량을 할당받지 못하여 존재감이 옅어져 버린 안타까운 경우가 있긴 하다. 개인적으로 만족했던 부분은 '암케나' 캐릭터이다. 극 후반까지 대사 한 줄 없이, 인물 묘사는커녕 성별 유무 조차 알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오로지 행동 묘사만으로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은 이 소설의 장점 중 하나이다. 암케나는 주인공 '한 이스라트' 에게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군마 조각상'을 선물하는데, 이 소설 최고의 '웃음 포인트' 이기도 하다.
작중 '픽미업!' 이라는 게임엔 3가지 특이한 설정이 존재한다.
1. '뫼비우스 서먼'
- 갸차로 뽑는 영웅들은 유저 간이든 어디서든 절대 중복이 되지 않는다는 설정.
2. '퀀턴 A.I(인공지능)'
- 영웅들은 현실세계 인간의 지능에 버금가는 인공지능을 가진다는 설정.
3. '로그라이크'
- 픽미업의 메인 시나리오로 100층에 달하는 탑을 오르는 것으로 각 층마다 스테이지가 있고 그걸 클리어하면 한 층씩 상승한다. 죽은 영웅들 역시 부활시킬 수 없으며, 한 번 죽은 영웅은 영원히 볼 수 없다는 설정.
- 소설의 분위기
이어지는 내용과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비한다면 상당히 밝은 분위기의 소설이다. 작가의 이야기 실력이 나쁘진 않지만, 던져 놓은 떡밥(복선)들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되는 개연성 문제를 소설의 전체적 분위기 전환을 통해 해결을 하려다 보니 갑작스레 분위기가 처지는 경향이 보인다. 흥미로운 소재인 갸차게임의 설정을 중반부 이후엔 잘 살리지도 못했고, 이야기의 속도 조절이 조금 아쉽기도 하다. 중반 이후 설정한 레벨과 성급 디자인이 이상하게 변하기도 하고, 반복된 행위로 인한 지루함도 유발한다. 후반부엔 급격히 커져버리는 세계관으로 인해 전체적 분위기 또한 급속도로 어두워지다 못해 암울해 지기까지 하는데, 글을 읽는 독자들에겐 분명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한다.
- 개인적 소감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음)
문학 작품에서 독자들에게 읽고 있는 글이 신뢰할 만하고, 개연성이 있다고 납득시키는 정도를 '핍진성(逼眞性)' 이라 하는데, 이 소설은 초반 설정과 중반까지 챙겨 놓았던 핍진성을 중후반부에 놓쳐버린다. 주인공이 '한 이스라트' 가 되었고, 이야기의 진행 중 '한 이스라트' 의 신분이 밝혀지면서 머릿속엔 수많은 물음표와 함께 아쉬움이 생겨났다. 그 뒤는 이야기가 개연성 없이 진행이 되는 부분도 많이 보인다. 많은 독자들이 '하차' 했다면 그 구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이야기를 바라보고 가볍게 읽는다면 흥미로운 소재로 재미있게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서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은 소설인 것 같다.
픽미업을 끝까지 읽어 본 사람들이라면 위 사진이 주는 감동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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